2013.07.27

2013.07.27 00:25 from 분류없음

@ 게임을 만들때마다 늘 느끼는데, 게임을 개발할 때에는 기본적인 틀을 구상하는 것도 어렵지만, 세부적인 변수들을 고려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마치 대기업의 조직도를 짜는 느낌.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도 경영지원실, 개발실, 기획실, 고객 지원실 등 다양하니까...


MMORPG를 만들때에는 '모바일이면 좀 편하겠지' 싶었는데, 막상 모바일을 만들고 있노라니 경중의 차이가 있을 뿐 과정 자체가 간소화 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모바일이란 특성때문에 추가로 고민해야 될 것이 더 생겼다.



@ 요즘 일본 드라마를 많이 보고 있는데, 주변에서 한국 드라마도 재미있는데 왜 굳이 일본 드라마를 보느냐는 질문이 많다. 생각보다 대단한 이유는 없고, 그냥 짧고 굵어서 본다. 알다시피 일본 드라마는 어지간하면 10화에서 12화 사이에 끝이 난다. 내 출퇴근 시간에서 가만히 앉아서 편히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약 50분 정도인데, 출퇴근을 합치면 하루에 2화를 볼 수 있다. 그렇게 5일이면 10화를 다 보게 되니 일주일동안 드라마 하나를 다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도 요즘은 상당히 짧아진 느낌이지만 한국 드라마는 길면 4~50화까지도 가다보니 쉽게 접근하기가 어렵다. 물론 12화에 끝이 난 '응답하라 1997'은 재미있게 봤다.


일본어 공부를 하기 위해 일본 드라마를 보냐는 질문도 있는데, 사실 나는 오히려 반대 케이스에 가깝다. 일본 드라마를 보다가 일본어를 배웠다. 물론 지금은 조금 계단을 쌓게 된 일본어 실력을 더 높이기 위해 보는 경향도 있긴 하다.


일본 애니메이션도 보긴 보는데 전철에서 보기는 조금 무리인듯. 아무래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바라보는 우리나라 사람의 시각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보니 마음놓고 보기가 어렵다. '진격의 거인'이나 '원피스' 같이 공중파에서도 심심찮게 들어볼 수 있는 대중화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자칫 오타쿠 소리 듣기 십상이다.


아무튼 특별히 일본이 좋아서 일본 컨텐츠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그냥 컨텐츠 자체가 재미있으니까 즐긴다. 마찬가지로 한국 컨텐츠도 재미있으면 즐긴다. 게임은 한국 게임을 많이 즐기는 편이다.



@ 그러고보면 의외로 한국에도 오타쿠 문화가 상당하다. 일본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지는 꽤 오래됬지만, 우리나라도 서서히 배척이 아닌 이해가 필요한 시점인 듯 하다. 특히 요즘같이 게임의 과잉 공급이 이뤄지는 시점에는 적은 이용자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이 아니면 살아남기가 어려운데, 이런 경우에는 비교적 컨텐츠에 투자하는 금액이 일반보다 많은 오타쿠들을 무시해서는 안될 타이밍이다.


애니팡, 드래곤 플라이트, 윈드러너, 쿠키런 식으로 격변해온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을 보면 더 이상 쉽게 쉽게 풀릴 실타래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서히 틈새 시장 자체도 사라져가는 시점이다보니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컨텐츠는 대규모 자본을 거머쥔 기업이 아니면 만들기가 어렵다.


물론 오타쿠들은 제대로 된 게임이 아니라도 사준다는 의미가 아니라, 애초에 다수가 좋아할 게임으로 박리다매할 타이밍은 찾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소수의 누군가를 제대로 공략한 컨텐츠를 만들어야 성공할 시점이다.